왜 유명 마라토너들이 체격이 작을까?

최고관리자 0 27,108 2019.01.04 13:07
지난 3월 18일, 이봉주(37·삼성전자) 선수가 동아 마라톤 우승을 차지했을 때 필자는 그 역사적인 공간, 잠실종합운동장 안에 있었다. 그가 운동장 안으로 들어서자 관중은 열렬히 환호했고, 결승선을 밟자마자 취재진은 벌떼처럼 그를 감쌌다. 필자도 사진을 찍어보려고 가까이 다가갔는데 단 한 장의 사진도 건질 수 없었다. 나중에 친구가 "도대체 뭘 찍은 거야?"라고 물었을 때 필자는 그저 웃었다. 죄다 다른 취재진들의 등짝뿐이었다. 이 선수가 정말 작고 얇기 때문이었다.
 
  2006 베를린 마라톤 우승을 차지한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33·에티오피아)는 키가 165cm, 체중이 56kg이었다. 전성기 때 황영조(37) 선수는 168cm에 56kg이었고, 이봉주 선수 역시 167cm에 56kg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적 선수들은 모두 왜소하다. 왜 그럴까?
 
  체격이 작은 선수들은 몸이 무거운 선수들에 비해 속도에 상관없이 적은 양의 열을 생산한다. 체중이 75kg인 러너가 시속 10km의 속력으로 달릴 때의 열 생산율은 체중이 45kg인 선수가 시속 20km로 달릴 때의 열 생산율보다 높다. 반면 체중에 상관없이 땀 분비율은 전 속도에서 일정하기 때문에 체중이 무거운 선수가 빠른 속도로 달릴 경우 열 손실에 비해 열 생산율이 지나치게 높아진다. 따라서 체중이 무거운 선수의 경우, 열 평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달리기 속도를 감소시켜야만 한다.
 
  보스턴 마라톤의 경우, 우승자들의 평균 신장과 체중은 지난 100년 동안 거의 변함이 없었다. 그들의 평균 신장은 171cm였고 체중은 61.1kg이었다. 미국 국민의 평균 신장이 100년 동안 10cm 큰 것을 감안해 볼 때, 작은 체격이 마라톤에 얼마나 유리한 조건인지 실감하게 된다.
 
  그나저나 요즘 누리꾼들 사이에서 이봉주 선수의 얼짱 아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동아 마라톤이 끝나고 코앞에서 그 꼬마를 볼 수 있었는데 정말 예쁘게 생겼다. 이 선수가 다시금 우승하는 날, 제대로 한번 사진 찍을 기회가 주어졌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출처: 닥터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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