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 달리기의 효과

최고관리자 0 33,672 2019.01.04 14:24
오르막을 질주하는 것은 각근력(却筋力)을 높이고 달리기의 효율성(running economy)를 향상시키지만 내리막 달리기는 어떠한가? 동네의 경사로에서 반복훈련을 하다보면 다시 위로 돌진하기 앞서 먼저 언덕을 되돌아 천천히 내려와야만 한다. 내리막을 이렇게 천천히 내려오는 것이 무릎에 유익한 충격을 주는 것 이외에 다른 특별한 효과가 있을까?
[譯註] running economy : 같은 페이스로 달릴 때 산소를 덜 소비하게 되는 것을 달리기의 효율성(혹은 달리기의 경제성)이 향상되었다고 함

물론이다! 일전에 우리가 Peak Performance(이 글이 게재된 webzine--譯註)에서 언급했듯이, 내리막 달리기는 다리 근육, 특히 허벅지의 앞쪽에 있는 대퇴사두근의 통증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통증은 대개 근육이 정상보다 훨씬 많은 신장성 수축(伸張性收縮, eccentric contractions)을 겪은 탓이다. 신장성 수축이란 근육이 실제로는 늘어나고 있으면서 수축을 시도하는 것을 말한다. 대퇴사두근은 통증이 잘 생기는 것으로 악명 높은데, 그 이유는 주로 달리는 동작을 할 때 매 걸음마다 중력이 무릎을 아래쪽으로 끌어 당기기 때문이다(즉, 무릎의 굴곡을 일으킨다). 이러한 굴곡은 대퇴사두근이 무릎의 과굴곡을 막기 위해 수축되는(짧아지려고 하는) 바로 그 순간 대퇴사두근을 신전(伸展)시킨다. 그 결과, 반복적인 긴장(한쪽 다리에 1분당 90회 정도 발생)은 심각한 대퇴사두근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그냥 평상시 훈련량 정도로 끝낼 경우는, 대퇴사두근은 이미 그 정도의 긴장에 적응이 되었기 때문에 심하게 반발하진 않는다. 그렇지만 익숙한 거리보다 더 많이 달리게 되면, 대퇴사두근은 아주 큰 소리로 통증을 호소하곤 한다. 주행거리를 성급히 늘리거나 마라톤을 완주해본 사람이라면 그 느낌을 알 것이다.

내리막 달리기는 매 걸음마다 다리가 정상보다 약간 더 멀리 착지되기 때문에 대퇴사두근에 가해지는 이런 신장성(伸張性) 인장압력(引張壓力)을 증폭시킨다. 다리의 가속은 발에 가해지는 충격이 더 크므로, 결과적으로 무릎 굴곡을 일으키는 힘도 더 크다. 물론 대퇴사두근은 여전히 무릎 굴곡을 저지하는 해방농민 같은 임무를 수행하려고 애쓰지만, 거기에 가해지는 압력은 훨씬 더 높아진다. 그래서 대퇴사두근 섬유와 결합조직이 미세하게 찢어질 수 있고, 이로인해 결국 상당한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그렇다고해서 내리막 달리기가 해롭다는 의미는 아니다. 대퇴사두근은 아주 잘 적응하기 때문에, 장거리 주자에게 있어서 내리막 달리기는 실제 유익하다. 한번 그것들이 내리막 달리기를 경험하면 통증을 느낄 것이지만, 몇 주 후에 다시 내리막을 달리면, 대퇴사두근은 상당히 강해져서 거의 아프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내리막 달리기를 경험한 후에는 평지에서 평소보다 더 멀리 달리더라도 대퇴사두근은 잘 다치지 않게 될 것이다. 내리막 달리기를 통해 얻은 통증 방어력은 일상 훈련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6週 요인
이유는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사실상 한 번의 내리막 달리기가 제공한 통증 보험은 대개 6주 정도 지속될 수 있다. 몇 년 전에, 메사추세츠 대학의 과학자들은 109명의 사람들에게 한쪽 팔의 상완부에 있는 이두박근의 신장성 수축을 최고 35회씩 2세트를 하도록 했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신장성 수축은 아주 무거운 중량을 들어내리는 것으로 구성되는데, 이때 중량을 들어내림에 따라 이두박근은 신장되면서 동시에 중량의 움직임을 고정시키기 위해 수축되려고 한다.('운동으로 인한 근육 손상과 신속한 적응 후의 근육 기능' Medicine and Science in Sports and Exercise, vol. 24(5), pp. 512-520, 1992)

이 별난 훈련 후에, 이두박근의 통증과 경직은 2~3일 후에 가장 심했고, 그 며칠 후에 최고로 부어 올랐다. 이두박근의 근력은 바로 저하되어 10일간 표준보다 낮은 상태를 유지했다. 그렇지만, 그 사람들이 6주 후에 똑같은 이두박근 훈련을 했을 때(그 중간에 다른 이두박근 훈련은 하지 않았음), 통증은 현저히 적었으며 근력도 거의 상실되지 않았다. 최초의 신장성 훈련의 결과로 어떻게든 이두박근은 문제들로부터 방어된 것이다.

흥미롭게도 방어는 6주 이상 지속되지 않았다. 또다른 피실험자 집단이 최초의 신장성 훈련 후 10주를 기다렸다가 다시 이두박근에 부하를 가했을 때, 그들의 이두박근은 참을 수 없는 통증에 휩싸였고 근력의 대부분이 소실되었다. 어찌된 일인가? 어째서 이두박근은 6주 전의 일은 기억하면서도 10주 전의 일은 기억하지 못하는가?

메사추세츠 연구원들은 격렬한 신장성 운동이 신경계통에게 특정 근육에 작용하는 힘을 좀 더 잘 조절하고 분배하는 방법을 '가르친다'고 추정한다. 이론상, 이것은 신장성 동작이 근섬유를 찢으려 할 때 개개의 근섬유에 가해지는 긴장을 줄이며, 그래서 근육 손상과 그로 인한 통증까지 감소시킨다. 신경계통은 이것을 배울 수 있듯이 또한 잊을 수도 있으므로, 10주 후에는 망각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호주의 쥐!
좋은 이론이다. 하지만 실제로도 그렇게 작용할까? 이것을 확인하기 위해, 호주에 있는 Monash대학 과학자들은 16마리의 실험용 쥐들로 하여금 5일 동안 트레드밀에서 달리게 하였다. 그 중 8마리는 오르막 달리기만 시켰고, 나머지 8마리는 내리막 달리기만 시켰다. 실제 훈련은 5분간의 질주구간과 1.5분의 회복 구간으로 구성되었는데, 첫날은 3번의 질주구간으로 시작하여 5일째 되는 날에는 7번까지 늘려 나갔다. 질주구간의 주행 속도는 분당 16미터의 수수한 것이었다. 5일 후에, 쥐들의 대퇴사두근 근력을 테스트한 후 생체검사하였다. ('오르막과 내리막 달리기 후의 쥐의 골격근의 변화' Journal of Applied Physiology, vol. 85(1), pp. 98-`04, 1998)

한가지 핵심적인 발견은, 내리막 훈련을 한 쥐들의 대퇴사두근 세포가 오르막 훈련을 한 쥐들에 비교해서, 세포당 거의 10%나 많은 근절(筋節,sarcomeres)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었다. 근절이 무엇인지 이해하려면, 근육세포는 원통 모양의 구조이고, 각각의 원통은 근원섬유(筋原纖維)라고 불리는 수백에서 수천개의 실처럼 가느다란 원통형의 구조들로 채워져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이것을 묘사하려면, 셀 수 없이 많은 작은 원통형 철사(근원섬유)로 채워진 파이프 모양 구조(근육세포)를 상상하면 된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여기서 근육세포가 파이프처럼 생겼다고 말할때, 그것은 담배 피울 때 쓰는 파이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원통형의 수도 파이프를 뜻하는 것이다.

근원세포 자체는 끝과 끝이 서로 이어진 미세한 실린더 모양의 구획들로 구성되어 있다(작은 원통들의 끝을 붙여서 하나의 긴 원통을 만드는 것을 상상하라). 이러한 구획들을 바로 근절(筋節)이라고 부르고, 근절 속에는 실제로 근육을 수축 및 신장시키는 단백질들(미세섬유,filaments)이 들어 있다. 특수 미세섬유들이 안쪽(근절의 중간 쪽으로)으로 미끌어져 들어가면, 근원섬유와 전체 근육 세포가 수축하고, 미세섬유가 바깥쪽으로 미끌어져 나오면 근육은 신장(伸張)한다.

앞에서 말했듯이, 내리막 달리기로 인해서 근육 세포의 근원섬유 속에 더 많은 근절이 생긴 것이다. 근절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이 왜 이로운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근육 손상과 통증을 막을 수 있는가? 내리막 달리기의 결과 근육세포 길이 자체는 별로 변하지 않았으므로, 근육 세포 당 근절이 더 많았다는 것은, 신장성 수축 과정에서 전체 근육 세포가 신장될 때, 내리막 훈련을 했던 근육 속의 각각의 근절은 덜 신장되었을 것이고, 그래서 각각의 근절은 내부 손상을 덜 겪었을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근절이 많을 수록, 긴장이 적다
이것을 보기를 들어 설명하자면, 1인치 길이의 근육세포 2개가 있는데 신장성 운동 과정에서 2인치로 늘어나야만 한다고 하자. 그런데 그 중 하나의 근육세포는 10개의 근절이 있고, 다른 근육세포(내리막 훈련한 것)에는 근절이 20개 있다면, 10개의 근절은 세포를 2인치로 늘리려면 각각이 1/10인치씩 늘어나야만 하지만, 다른 세포에 있는 20개의 근절은 세포를 늘리는데 1/20인치씩만 늘어나면 된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보다시피 근원세포에 더 많은 근절이 있을 때 신장성 수축 과정에서 근절의 긴장이 덜하다. 현명한 적응이다!

그러니까, 내리막 달리기를 할 때는, 자신의 근육 세포에게 더 많은 근절을 박아 넣기 시작하라는 기상 신호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근절의 농도가 증가함으로써 근원세포에 가해지는 압력을 감소시키고 그래서 장차의 내리막 달리기와 아주 힘들고 긴 훈련 및 경기에서 발생하는 통증과 손상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준다. 손상이 감소한다는 것은 또한 아주 혹독한 훈련과 경기로부터 신속히 회복할 수 있다는 것과 그래서 근절이 적은 불쌍한 얼간이보다 더 빨리 다음번 양질의 훈련을 준비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케냐의 엘리트 러너들이 끊임없이 오르막과 내리막에서 훈련하고 그래서 세계의 다른 어떤 러너들보다 더 양질의 훈련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세계 크로스컨트리 챔피언을 4번 차지한 Paul Tergat은 열심히 훈련할 때 일주일에 5~6번의 고강도 훈련을 한다고 소문났는데, 세계 선수권대회에 대비한 케냐 국립 크로스컨트리 훈련 캠프에 참가하는 케냐 러너들은 일상적으로 일주일에 6번의 고강도 훈련을 하면서 총 19주 동안 훈련한다). Rift Valley의 서쪽 경사지에서(혹은 러너가 중부 케냐 출신인 경우는 Aberdares산의 험한 비탈지에서) 훈련받았기 때문에, 케냐 선수들의 근육은 넘치는 근절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아주 빠르고 많은 양의 달리기에서 오는 닳거나 찢어지는 손상에 더 잘 견딜 수 있다.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더 많은 근절의 존재는 근육 수축이 더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각 근절은 전체 근육 세포를 압축시키기 위해 덜 수축해도 되기 때문이다(미세섬유가 근절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데는 시간이 걸린다; 그것들이 더 많이 들어가야 할 수록, 근육을 농축하는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1인치 짜리 세포의 예를 다시 보자. 이번에는 그것이 1/2인치 줄어들어야 한다고 할 때, 10개의 근절로 된 세포는 근절마다 0.05인치씩 수축해야만 하는 반면에, 20개의 근절로 된 세포는 근절당 0.025인치씩만 단축하면 된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수축이 빠르고 부상에 강한 근육이 케냐 러너들의 트레이드 마크이다.

언덕 훈련을 더 많이 해야 할 이유야 더 많이 있지만, 내리막 달리기를 할 때 몇가지 노력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 내리막 달리기를 할 때는,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몸을 앞쪽으로 기울여라. 상체를 뒤로 기울이려고 하지 말라. 제어력을 잃지 말되, 너무 경직되거나 언덕에 저항하려고 하지 말라. 중력의 작용에 몸을 맡기면서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는 법을 배우라. 경기 중에는, 노력수준, 산소소비 또는 심박을 증가시키지 않아도 정상적인 경기 페이스보다 실제로 더 빨리 내리막에서 달릴 수 있다.

또한 언덕에서 훈련할 때는, 오르막 질주는 효율성(economy)을 높이지만, 내리막 산보도 역시 자신의 달리기에 매우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내리막을 달림으로써, 다리 근육 세포의 근절이 늘어나고, 이러한 증가된 근절은 보속을 빨라지게 하며 장차 부상과 통증을 막아줄 것이다. 부상에서 자유로워지면 훈련을 좀 더 꾸준히 할 수 있어서 훨씬 더 나은 선수가 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출처: 닥터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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