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훈련이 필요한 이유, 훈련방법

최고관리자 0 28,632 2019.01.04 14:13
더 많은 참가자들을 받고자 하는 마라톤대회는 코스가 평지라는 점을 강점으로 홍보하기도 한다. 러너들이 경사로를 즐기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아침운동을 위한 조깅의 마무리 코스이건 마라톤 풀코스의 중간이건 경사로를 따라 달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언덕을 피하기만 한다면 당신의 달리기 실력은 향상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조깅 코스이건 마라톤 코스이건 달리다보면 오르막길을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피할 수 없다면 당당히 맞서라. 오르막길에서 훈련하고, 오르막길에서 경주하고, 오르막길에서 잘 달릴 수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우치도록 하자.

처음 마라톤에 참가했을 때 32km 지점의 오르막길은 많은 동료들을 포기하게 했다. 나는 완주하기는 했지만 기록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몇 년 후 나는 다른 마라톤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훈련을 하고 있었으며, 기록 단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보스턴에 있는 커뮤니티 러닝의 수석 코치인 빌 코머(Bill Comer)는 내게 트레이닝 코스에 오르막길을 포함시키도록 제안했다. "언덕훈련은 당신을 강하게 만들어주고, 더 빠르게 뛸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아마 당신이 달리기를 하며 선택한 것 중 가장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며.

그의 제안대로 나는 일주일에 한두 번 오르막길 코스를 달리기 시작했다.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16km를 달려 산 정상에서 테이프를 끊는 오르막길 달리기대회에 참가신청을 하기도 하였다.

이전보다 장거리 연습 회수가 적었지만 나는 PR마라톤에 참가했고, 심리적으로 큰 차이가 있음을 느꼈다. 코스 마지막 구간에서 오르막길을 여러 차례 만났을 때 난 이미 이들과 친구가 되어 있었다.

오르막길의 도움을 받는 것은 마라톤 선수들뿐이 아닌 것 같다. 언덕훈련을 시작한 이후 나는 5km, 10km 기록도 갱신되는 경험을 했다. 가벼운 조깅을 하는 사람이나 울트라 마라톤에 참가하는 사람들 모두 언덕훈련을 통해 기록 향상을 꾀할 수 있다.

언덕훈련은 채소처럼 몸에 좋지만, 입맛을 당기지는 않는다. 그러나 언덕훈련이 이롭다는 점에는 여러 가지 명백한 이유가 있다.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다

"언덕훈련을 대체할 수 있는 훈련법은 없다. 언덕은 훈련 프로그램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애리조나대학 육상부 코치인 데이브 머레이(Dave Murray)는 강조한다. 머레이는 2001년 크로스컨트리 여자부에서 올해의 코치상을 수상했으며, 2001년 NCAA 금메달을 딴 타라 채플린(Tara Chaplin)과 2000년 미국올림픽 대표선수인 아브디 아브디라만(Ab야 Abdirahman)의 코치를 맡고 있다. 머레이는 자신이 맡고 있는 선수들은 일주일에 3∼4일 정도는 언덕훈련을 받고 있다고 밝힌다.

머레이에 따르면 언덕훈련은 선수들의 지구력과 체력을 강화시킨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장거리 선수들이 속력을 낼 때 필요한 섬유질을 강화시킨다. 언덕훈련은 스피드 트레이닝과 비슷하지만 속력을 낼 때 사용하는 섬유질 근육을 실제로 달리면서 사용하며 강화시킨다는 점이 다르다.

언덕훈련은 중간 훈련으로도 유용하다. "언덕훈련을 통해 선수들은 체력의 최정점에 다다른 후 빨리 회복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됩니다." 솔트레이크시티에 있는 퍼스트 피트니스의 수석 운동생리학자인 리처드 코튼(Richard Cotton)의 말이다.

첫걸음

어떤 종류의 신종 스포츠나 트레이닝 메커니즘과 마찬가지로 언덕훈련도 점진적으로 시작해서 차츰 강도를 높여야 한다. 한편 최상의 훈련 기술을 익히고, 부상 예방을 위한 방법들을 배워야 한다.

우선 평지 달리기를 통해 기초체력을 충분히 쌓은 후 오르막길 달리기를 시작한다. "처음 시작할 때는 오르막길을 전체 달리는 구간의 25% 정도로 제한해야 한다"고 코튼은 제안한다. 초보자들은 일주일에 2회 정도 언덕훈련을 넣고, 한번 언덕훈련을 한 후에는 최소한 이틀은 언덕훈련을 쉰다.

부상 없이 오르막길 훈련하기

오르막길을 오를 때 발을 질질 끌며 가는 것은 금물이다. 머레이는 오르막길 훈련에 대해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오르막길 훈련에 적합한 달리기 자세는 다리를 높이 들고 팔을 적당히 움직이며 자세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언덕 쪽으로 몸을 너무 기울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러너들이 점진적으로 훈련 강도를 높이고 적합한 기술을 익히기만 하면 오르막길 달리기는 평지 달리기보다 임팩트가 낮으므로 부상의 위험 또한 낮다. 그러나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게 마련이다. 내리막길을 달릴 때는 근육이나 관절에 무리가 가기 쉽다. 적합한 기술을 익히는 것은 좋은 운동화를 신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문제이다.

공중에 너무 오래 떠있지 말고, 착지시 무리가 가지 않도록 주의하며,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뗄 때마다 주의한다. 가볍게 달리되 힘이 발 뒤쪽에 쏠리지 않도록 발 전체에 분산시킨다. 다리에 힘이 생기면 내리막길 기술은 좀더 쉬워진다. 그러므로 인내심을 갖고 처음 시작할 때는 내리막길에서 속도를 줄인다. 크로스컨트리 경주에 참가하는 선수라면 내리막길에서도 속도를 내야겠지만, 경사로를 처음 달리는 경우 내리막길에서는 걷는 것이 권장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너무 경사가 심한 길도 피하는 것이 좋다. 경사가 심한 언덕은 러너의 아킬레스건에 심한 부담을 주며 부상시 고통이 심할 뿐 아니라 회복이 더디다.

언덕훈련에 적합한 코스

머레이가 코치하는 선수들은 다양한 경사로 코스를 접한다. 일주일에 한번씩은 기본적인 경사로 반복달리기 훈련을 한다. 머레이는 300m 정도 되는 경사로를 선정해 10∼12회 정도 반복달리기를 하도록 한다. 다른 훈련에서는 300m, 150m, 800m 등 다양한 경사로를 포함한 8∼10분 정도의 코스를 3∼4회 정도 반복해서 달린다. 또는 경사로가 더 많이 포함된 긴 코스를 택하기도 한다.

애리조나대학의 선수들은 언덕이 여러 개 포함된 다양한 코스 중 선택하여 달릴 수 있는 조건이지만, 모든 선수들에게 이런 행운이 따르는 것은 아니다. 언덕훈련을 위해 높은 산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가까운 곳에 있는 동산을 무시하지 말라.

나는 보스턴의 비콘 힐 지역에 산 적이 있었는데, 당시 찰스강 주변의 코스에서 연습을 하면서 경사로가 부족하다고 늘 불평하곤 했다. 그때 한 친구가 내게 알려 주었다. "네가 살고 있는 곳에 오르막길이 있지 않니?" 친구의 말이 맞았다. 그 후로 나는 약간의 창의력을 발휘하여 비콘 힐의 경사로를 여러 개 개발했다. 당신도 경사로를 찾기 위해 너무 먼 곳만 보고 있는지 모른다. 바로 곁에 멋진 언덕을 두고서.

실전에 대비하기

달리기 훈련에 언덕을 포함시키면 체력과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실제 경기에 참가했을 때 경사로에서 훨씬 더 잘 뛰게 된다. 대부분 실전에서 경사로를 만나면 속력을 줄이거나 아예 속도를 내 경사로에 맞선다. 그러나 언덕 달리기를 충분히 연습해두면 두 가지 모두 할 필요가 없게 된다. "마라톤 도중 속도를 자주 바꾸면 체력 소모가 매우 큽니다. 언덕을 오를 때도 속도를 그대로 유지해야 합니다." 머레이는 충고한다.

언덕을 오른 후 숨을 고르기 위해 속도를 늦추는 것도 좋지 않다. 무조건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체력을 조절해야 한다.

훈련이 잘 되어 있다면 경기 도중 언덕을 만나도 걱정할 이유가 없다. 경사로와 친해 두면, 평지 코스를 찾아다닐 필요도 없다. 평평한 길만 달린다면 무슨 재미인가?



출처:마라톤랭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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